220. 욕심

책상이 지저분하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하고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러니 밀린 일이 많다. 딱히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 일들도 아니다. 그저 내 욕심에서 생긴 일들이다. 관련된 파일들을 꺼내 놓으니 책상이 금새 꽉찬다. 서로 다른 종류의 일이 겹치니 일정도 꼬인다. 일정을 조정하고 급한 일을 처리하면 하고 싶은 일이 밀린다. 하고 싶은 일이니 가까이 둔다. 가까이 두는 게 많아지니 책상이 어지럽다. 성과를 올리는 데 어지러운 책상이 방해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지러운 책상을 보고 있으면 내 머릿속 같아 심난하다.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가. 너무 많은 것들이 서로 일어서려 한다.


하고 싶은 것에서 할 수 있는 것을 골라내야 할까.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하고 싶은 것을 고르는 게 편안할까. 꼭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니면 위임하거나 양보해야 할 것이다. 성과를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 것들은 꼭 내가 아니어도 상관 없는 일들이 아닐까. 누군가에게 더 좋은 기회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명예를 위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아마도 내 일이 아닌 것 같다. 길게 붙들고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닌데. 내 욕심에 그저 붙들고 있기만 한 것은 아닌가. 월급을 위해서, 생존을 위한 업무는 해야 한다. 그래 이건 해야지. 하고 싶은 일이 아닐 때도 많지만 주어진 일은 해내야지. 그래서 다른 일이 밀리는 건가.


일을 줄이고 범위도 좁혀야겠다. 책상도 정리하고, 회사에 가져다 놓은 자료도 좀 치우고.

(원고지 4.2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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