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 허락과 용서

플레이 스테이션 4 광고. 마트에 들어서는 젊은 부부가 있다. 남자는 시큰둥하고 여자는 물건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다. 남자가 눈이 번쩍 뜨이는데 플레이 스테이션이 있는 코너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부인에게서 멀어져 플레이 스테이션 앞으로 간 남편에게 근처에 있던 남자들이 단체로 “사 사 사 사” 외친다. 남자들은 주로 젊은 아저씨들이다. 4 라서 ‘사’를 외치기도 하고 물건을 사라는 의미로 ‘사’를 외치는 것이다. 남자들의 소리는 마음의 소리다. 그리고 그들의 구매를 부추키는 한마디,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

어릴 때 어머니에게 용돈을 타서 쓸 때도 이번이 마지막이야 라는 말을 늘 듣는다. 어릴 때 부터 이 순간만 넘기면 행복이 온다는 것을 안다. 그것이 길지 않고 곧 바닥날 행복이라도 일단 취하고 본다. 그리고 또 어머니에게 용돈을 조르겠지. 나이가 들어 독립을 해서 자신이 번 돈으로 직접 취미 활동을 하다가 결혼을 해서 지출이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면 또 다시 어릴 때 처럼 허락보다 용서를 구하는 시간이 온다. 어릴 때 부터 습관적으로 해온 반복학습 효과 때문에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누군가에겐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찬성하지 못할 때가 있다. 내 생각에는 그 사람을 위해 반대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대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게 된다. 우리가 서로 비슷한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추친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실천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조금 더 윗 사람이고 나이가 많고 결정권이 있는 입장이면 나의 반대가 상대편에게 굉장한 불편을 주게 될 것이다.

“아니 내 생각에는 그렇다고.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것이 네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 하는 말이야. 결정은 네가 해” 라고 하는 말은 비겁하다. 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하겠다면 네 책임이지. 네가 알아서 해, 나는 안 된다고 했다, 내가 하지 말라고 하는 데도 기어코 하겠다면 내가 도움을 줄순 없지. 그런 말들이 포함된 협박의 말이다. 그렇지만 완전히 나서서 반대를 하지 않음으로 내가 관대하고 네 의견을 존중하는 사람이다 라고 말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가진 말이다. 그래서 비겁하다.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는 경험을 제공하는 리더에겐 보고를 늦추거나 누락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다. 어차피 말해도 안 될 거, 상사의 반대 의견을 듣고도 강행하는 것 보다 보고를 하지 않고 나중에 보고해서 어쩔 수 없는 일로 만드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하고 싶은 것 해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서 배운다. 무엇이 더 기쁜지 더 행복한지 반복된 경험을 통해서 배운다.

(원고지 7.4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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