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 애송이

애송이다. 한 눈에 척 보이게도 애송이가 찾아왔다. 녀석은 눈을 내리 깔지 않았다. 머리가 짧고 숱이 좀 없었지만 조폭 같은 느낌은 아니다. 그냥 눈빛이 건방진 놈이다. 인사도 없이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사람들을 쳐다본다. 누구에게 말을 걸 것인가.

사원증을 찬 직원들은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애송이는 관리자 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막내 처럼 보이는 어린 사원에게 말을 건다. 시원한 대답이 된 것 같지는 않다. 무슨 말인지 들을 수 없었지만 애송이는 또 다시 주위를 둘러 본다. 딱히 도움이 될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현장 책임자를 쉽게 찾아내는 것도 경험이다. 애송이는 누구에게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 현장에 들어 오면서 큰 소리로 인사를 했으면 인사를 받을 만한 사람이 돌아봤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책임자와 연결된 사람이 돌아 보았겠지. 애송이는 계속 만만한 상대를 찾아 다닌다. 만만해 보이는 상대들은 만만해 보이지 않으려고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는다.

애송이는 뻔히 보이는 소장 테이블 앞을 지나간다. 테이블 주변에 모인 사람들에게 말을 붙여 볼 배짱도 없다. 테이블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서로 자신을 찾아온 사람이 있을리 없다는 듯 나서지 않는다.

마음이 급해진 것일까. 딱딱하던 눈빛이 좀 풀렸다. 전화를 건다. 외부의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는 모양인지 현장에선 전화벨이 울리지 않는다. 전화 상대에게 자신을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를 탓하고 있는지 모른다. 존재를 드러내려고 눈에 잘 띄는 구석에서 큰 소리로 말하지만 현장의 소음에 묻힌다.

발 끝에 있던 나무 토막을 발로 찬다. 멀리 날아갈 정도로 찬 것이 아니라 대화중에 그냥 툭 찼다. 나무 토막이 생각 보다 멀리 날아갔는지 애송이는 움찔 놀랐다. 다행히 나무토막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았다. 놀란 것이 멋적은 듯 주위를 둘러본다. 자신감을 회복했는지 통화 목소리가 다시 커진다. 현장을 잘 못 찾아온 것 처럼 “그럼 어디야 도대체” 라고 투덜거린다. 애송이가 눈에 힘을 주고 바쁜 사람 행세를 하며 현장을 빠져나간다.

(원고지 5.6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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