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6. 습관은 망가지기 쉽다.

오래전, 운전하는 친구가 언덕길을 타력으로 올라간다는 말을 했다. 달려오는 힘으로 자연스럽게 슥 언덕을 올라가는 것이 좋다고. 탄력은 들어 봤지만 타력은 뭔가라고 생각했다. 때리는 힘이 타력 아닌가? 운전을 하지 못하던 시기였으니까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자전거 탔을 때처럼 달려오던 힘으로 언덕길을 쉽게 오르는 것을 상상했다. 엔진으로 달리는 자동차에도 그런 것이 필요한가?

사전을 찾아보니, 탄력은 힘의 진행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고 타력은 힘의 진행 방향으로 진행하는 힘이었다. 탄력은 고무 공을 벽에 던졌을 때 튕겨 나오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고 타력은 주마가필 처럼 달리는 방향에 힘을 보태주는 에너지였다. 볼살을 눌렀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젊구나 빨리 회복되지 않는 것을 보고 이제 늙었구나 할 때 사용하는 것이 탄력이고, 달리기의 도움닫기나 3단 뛰기처럼 달려오는 힘을 이용해 다음 동작에 힘을 보태는 것이 타력이다.

탄력을 얻기 위해서는 단단하지 않으면서 유연해야 한다. 단단하면 깨진다. 내가 깨지든 남이 깨지든 어느 한 쪽이 다치게 된다. 단단하지 않다고 해서 무르기만 해서도 안 된다. 물러서 반응을 하지 않는 정도로 시큰둥하면 탄력이 생기지 않는다. 단단한 것처럼 탱탱하게 유연해야 탄력이 생긴다. 바람 빠진 공보다 바람이 꽉 찬 공이 잘 튕겨 나온다.

탄력은 긴 시간 쌓아서 만드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 혹은 타고난 특징 같다. 시간이 갈수록 더 무뎌지고 단단해져서 탄력이 없어지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인 것 같다. 탄력의 특성이 진짜 그런 것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알 수 없다. 그저 그런 것 같다고 짐작할 뿐이다.

타력을 얻기 위해선 꾸준하게 힘을 모아야 하고 공을 들여야 한다. 적금을 붓듯 차근차근 모으고 쌓아야 결실을 볼 수 있고 결실에 이르는 동안 실수가 없어야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타력은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비슷하다. 글쓰기가 타력을 받아 적은 힘으로도 앞으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원고지 5.3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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