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8. 소문

당사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에게 알려지는 소식. 모두가 수군대고 아는 이야기지만 본인에게 확인하지 못할 이야기. 소식의 진위 보다 내가 모르고 있으면 안 될 이야기. 대체로 소문의 특징은 그렇다.

소문의 진위여부를 판단할 능력도 없고, 사실 알고 싶지도 않고, 그냥 저 사람이 소문대로 그렇다 하다라도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고, 그래서 딱히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선에서 그런가 보다 하게 된다.

팩트 체크를 하려고 하면 이미 다 끝난 이야기다, 너는 모르지만 사실 깊이 관련된 누군가가 알려준 것이다 등 진짜가 밝혀지기를 거부하는 입장을 보인다. 혹은 나를 못 믿냐, 네가 그러면 저 녀석하고 똑같은 것이라는 분위기를 만든다.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증거나 증언이지 분위기나 세력이 아니다.

소문을 내는 입장에서 볼 때는 완전히 믿고 안 믿고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가 보다 하는 분위기만 만들어지면 되는 것이다. 웅성웅성 그 사람을 위해 마련된 불편한 분위기. 딱히 잘못이 있다기 보다 그런 느낌을 주기만 해도 인상이 남게 되고 편견을 가지게 된다.

소문을 듣는 입장에서, 정말 그 말이 사실인지 본인에게 한 마디 물어보기만 해도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사실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느 쪽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나중에 따로 생각할 수 있다. 중요한 사안일수록 더 확인해야 하는데 중요할수록 정보 확인을 하지 않는다.

회사 혹은 시스템의 문제는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일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당사자를 제외한 모두가 아는 사실을, 적어도 당사자에게 최소한 한 번이라도 확인이나 했으면 한다. 엄한 사람 괴물 만들지 말고.

남의 소문 듣고 아무런 의심이나 판단도 내리지 않고 받아들이며 나는 포함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 내가 소문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남의 말을 쉽게 하는 것도 나쁘지만, 쉽게 하는 남의 말을 편하게 믿는 것도 좋지 않은 일이다.

(원고지 5.21장)

:: 소문의 당사자가 되어 괴로운 상황에 처해있는 것은 아닙니다. ^^
:: 그냥 소문과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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